Thomas Demand
PKM TRINITY GALLERY는 2011년 11월 24일부터 2012년 1월 10일까지 세계적 명성의 현대 미술가 토마스 데만트 작품전을 개최한다. 이번 작품전은 작가의 첫 번째 국내 개인전으로 이번 전시에는 2009년 이후 제작된 작가의 대형 사진 작품 10여 점이 선보인다.
독일 뒤셀도르프 아카데미에서 원래 조각을 전공한 토마스 데만트(1964-) 는 실재와 허구에 대한 탐구의 언어로서 사진 작품을 발표하며 커다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90년대 이후 뒤셀도르프 아카데미 출신의 사진작가들이 세계 미술시장에서 큰 각광을 받으며 토마스 데만트는 세계적 작가 대열에 합류하였다. 그 후 까르띠에 파운데이션 개인전(2000), 뉴욕 MoMA 개인전(2005)을 비롯,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2006), 프라다 파운데이션(2007), 베를린 신 국립미술관(2009) 등 다수의 세계 정상급 미술관에서 이미 이른 나이에 초대 개인전을 가졌으며, 뉴욕 PS1(1998), 베니스 비엔날레(2003, 2010), 파리 퐁피두 센터(2007), 광주 비엔날레(2008), LA 현대 미술관(2009),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2010) 등지에서 주요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토마스 데만트는 현대 미술의 범주화된 장르의 틀을 넘어 실재와 허구에 대한 개념을 자신의 특유의 세련된 언어로 드러내는 작가로서, 사진, 영상, 설치 등의 서로 다른 장르들이 작가의 치밀하고도 정교한 작업을 통해 각 장르의 속성은 그대로 드러난 채 해체되거나 통합되는 고유성을 보인다.
토마스 데만트의 작업은 역사적인 사건이나 개인의 기억을 바탕으로 한 어떤 공간적인 장면을 종이라는 내구성 없는 재료를 사용하여 실제 크기의 모형으로 재현하고 사진을 찍은 후 그 모형을 파기하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작가에 의해 재현된 장면 속의 공간은 사람 또는 텍스트가 부재하며 동일한 질감의 사물들로 이루어진 까닭에 무엇인가 사라진듯한 서늘하고 낯선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리고 작가가 모형을 만들어 촬영하고 그 모형을 부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현실은 조작되고 재구성된다. 즉 작가에게 있어서 가시적으로 세상에 남는 것은 사진 작품이지만 그 이전의 모형 제작 행위, 촬영 이후의 모형 파괴 행위의 과정 모두가 작업 내용에 포괄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작가는 사진의 전통적 특성인 ‘현실의 충실한 재현’을 전복하고, 나아가 사진의 교묘한 조작과 허구성을 예리하게 폭로한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개념적 접근 방식은 동세대 젊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재현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 가상과 현실, 평면과 입체, 공간과 시간, 진실과 거짓의 문제 등을 다각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토마스 데만트의 작품들은 현대미술의 개념적 다양성과 작업의 명료함이 작품 내에서 성취되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