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크레이그-마틴(Michael Craig-Martin) 개인전
2009년 2월 26일 – 2009년 3월 31일
피케이엠 트리니티 갤러리는 2009년 2월 26일부터 3월 31일까지 가장 영향력 있는 영국 개념 미술 1세대 작가 마이클 크레이그-마틴(1941년생)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마이클 크레이그-마틴 개인전에서는 일상의 사물을 독특한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그의 작품 세계가 반영된 최신작 중 평면화 약 20점과 15미터에 달하는 대형 벽화 1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된다. 작가는 의자, 전구, 신발, 커피포트 등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하고 익숙한 대량 생산물들을 몇 개의 단순한 선과 순도 높은 원색을 사용하여 특별하고 매력적인 대상으로 바꾸어 놓음으로써 친근하면서도 낯선 화면을 구성한다. 마젠타나 초록, 터키석 블루나 빨강과 같은 강렬한 색의 평면 위에 그만큼 선명한 주황색 의자나 청색과 녹색 소화기, 자주색 전구 등을 배치하여 독특한 대비와 조화를 꾀하고 있는 그의 작품은 관객에게 즉각적인 시각적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물리적 사물에 대한 인간의 인식 능력과 해석의 욕구 문제를 되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도구가 되고 있다. 일상적인 대량 생산물을 소재로 하되 각 사물에서 공통적인 성질을 추려내어 대표적이고 보편적인 형상으로 환원시켜 묘사하고 있는 마이클 크레이그-마틴의 작품은 사물 자체보다는 사물에 대한 개념에 집중하고 관객을 작품의 의미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킨다는 점에서 팝아트와 미니멀리즘 그리고 개념 미술과의 연계를 고려하게 한다.
제1세대 영국 개념 미술의 대표 주자인 마이클 크레이그-마틴은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나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순수 미술을 전공한 후 1960년경부터 유럽에서 활동했으며 특히 1974년에서 1988년까지 그리고 1994년에서 2000년까지 영국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 교수로 재임하는 동안 오늘날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한 데미안 허스트를 비롯한 영국의 젊은 예술가(Young British Artists) 그룹의 작가들을 지도함으로써 영국 현대 미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기여한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2001년에는 미술 발전에 대한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 훈장인 CBE (Commander of the British Empire)를 받은 바 있다. 마이클 크레이그-마틴을 미술계의 정점에 서게 한 그의 1970년대 작품인 <참나무(An Oak Tree)>는 갤러리 벽면에 사물 자체에 우선하는 작가의 의도를 선언한 텍스트와 함께 물이 담긴 1개의 유리잔을 올려놓은 선반을 설치한 것으로 영국 개념미술의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후 작가는 다양한 매체의 조각 설치 작품을 제작했으며 1990년경부터 뚜렷한 윤곽선과 화려한 색상의 일상용품들이 등장하는 평면화 또는 벽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뉴욕 MoMA, 런던 테이트 갤러리, 더블린의 IMMA, 오스트리아 국립 미술관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으며, 런던의 리전스 플레이스 건물 외관을 비롯하여 베를린의 영국 문화원과 그린위치의 라반댄스센터 건물 내부 벽면과 천정 일부는 그의 대형 작품으로 꾸며져 있다. 최근 작가는 런던의 가고시안 갤러리, 베를린의 하스&푸크스 갤러리, 동경의 모리 미술관 등 세계 정상급의 갤러리에서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졌으며 지난 1월에는 런던 울위치 아스날 역(Woolwich Arsenal Station) DLR(Docklands Light Railway)의 출입구 벽면에 핸드폰, 열쇠, 책, 음료수 캔과 같은 생활용품을 프린트한 2000여 개의 타일 작업을 새롭게 선보인 것을 계기로 타임즈 온라인으로부터 ”소소하고 일상적인 사물의 신(A god of small and ordinary things)”이라는 극찬을 듣고 있다. 이번 개인전 오프닝 참석차 방한하는 작가는 서울을 시작으로 올 한해 동안 북경, 베를린, 이스탄불에서 신작 중심의 전시를 가질 예정이다.